올해 상장폐지된 ETF 35개…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

거래량 1000주 미만 ETF도 28개


올해 들어 상장폐지된 상장지수펀드(ETF) 수가 35개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이 양적 성장에 급급한 나머지 제대로 거래되지 않는 ETF가 늘면서 상장폐지되는 상품도 많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폐지된 ETF 수는 35개로 지난해 연간 상장폐지 수(14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장폐지된 ETF 수는 2020년 29개, 2021년 25개, 2022년 6개로 점차 줄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한지 1년이 지난 ETF 가운데 신탁 원본액이 50억 원 미만이면서 순자산총액이 50억 원에 못 미치는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다음 반기 말까지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지게 된다.


상장폐지 전 단계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ETF도 5개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산업재’, ‘TIGER 모멘텀’, ‘TIGER 방송통신’ 등 3종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MSCI퀄리티’, ‘KODEX 최소변동성’ 등 2종이다.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좀비 ETF 수도 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순자산 50억 원 미만인 ETF 수는 67개인데 이 가운데 3개월 간 평균 거래량이 1000주를 밑도는 ETF는 28개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상장폐지되는 ETF가 늘어나는 건 자산운용사들이 거래량이 적은 ETF를 자진 상장폐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간 ETF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상품 출시만 골몰하고 기존 상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ETF는 상장폐지 되더라도 담고 있는 종목 가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자산운용사가 순자산가치에서 운용보수 등을 제외한 금액을 돌려주기 때문에 투자자 손실이 거의 발생하진 않는다. 다만 상장폐지되는 ETF가 늘어날수록 투자 매력이 낮아지면서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현정 의원은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내실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ETF 상장 심사 요건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 구성을 통한 질적 성장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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