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은 마통' 올해 152조 당겨썼다

작년 연간치 117조6000억원 이미 돌파
임광현 "세수 부족으로 '마통' 빈번 사용"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올 들어 한국은행에서 152조 원 이상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인 세수 결손으로 인해 한은에 대한 차입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0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3분기 9개월 동안 총 152조 6000억 원을 빌렸다가 142조 1000억 원을 상환했다.


올 들어 9월 중순까지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 규모는 지난해 연간 차입 규모(117조 6000억 원)를 이미 넘어섰다. 3분기까지의 차입 횟수 역시 75회로 지난해 전체(64회)보다 많았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임 의원은 정부의 세수 결손이 이어지면서 한은에 대한 차입 의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정부의 세수 부족으로 시급한 예산 지출에 한은의 일시 차입금을 마이너스 통장처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차입 금액 가운데 일부를 공무원 월급 지급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정부의 일별 차입 내역을 보면 대출 일자가 확인된 9월 12일까지 총 68회 중 38%가 공무원 월급 지급일 하루나 이틀 전에 일시 차입됐다”며 “공무원 월급 지출 자금이 부족해 한은 발권력을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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