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원대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탑재되며 프리미엄(고급형) 제품 위주였던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AP 제조사들이 AI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저가로 확대되는 새로운 수요 선점에 나선 것이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퀄컴의 신형 AP ‘스냅드래곤7s 3세대’를 처음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 ‘레드미노트14프로플러스’를 출시했다. 스냅드래곤7s 3세대는 퀄컴이 ‘더 저렴한 스마트폰에 놀라운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전작보다 AI 기능을 30% 향상시키고 온디바이스(내장형) 생성형 AI 기능을 지원하는 저가형 AP다. 레드미노트14프로플러스의 가격은 전작 기준 50만 원대 수준이다. 프리미엄 위주였던 AI폰 제품군이 50만 원대까지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퀄컴은 “앞으로 수개월 내 샤오미, 리얼미, 삼성, 샤프를 포함한 주요 제조사가 스냅드래곤7s 3세대 채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3일 ‘갤럭시S24 FE’을 출시한다. 115만 5000원짜리 ‘갤럭시S24’보다 30만 원가량 저렴한 80만~90만 원의 가격으로도 동급의 생성형 AI 기능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갤럭시S24에 들어간 ‘엑시노스2400’ 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소폭 낮추면서도 AI 연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은 유지시킨 ‘엑시노스2400e’를 AP로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62만 원짜리 ‘갤럭시퀀텀5’에도 갤럭시 AI를 일부 지원하며 AI폰 제품군을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로 넓혔다. 내년 후속작이 될 ‘갤럭시A56’용 AP ‘엑시노스1580’도 GPU 등 관련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보다 앞서 오포는 “업계 최초로 모든 제품군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연말까지 5000만 명에게 생성형 AI 기능을 제공하겠다”며 역시 AI폰 대중화를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대만 미디어텍은 오포를 포함한 중국 제조사들의 비슷한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퀄컴에 대항해 ‘디멘시티7350’ 같은 저가형 AP를 출시 중이다. 역시 내년 상반기 새로운 AI폰으로 기대받는 애플 ‘아이폰SE 4세대’는 최저 499달러(65만 원)의 가격이 점쳐진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폰 비중은 지난해 5%에서 2028년 54%로 과반을 넘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