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이스라엘 북부와 레바논 남부를 가르는 국경선 ‘블루라인’을 넘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지상 작전에 돌입했다고 공식 선포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동원해 레바논 영토를 침공하는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양측의 충돌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상 공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이란 역시 개입을 보류하는 모습이지만 당장이라도 전면전을 촉발할 수 있는 뇌관을 건드린 형국이라 중동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1일(현지 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IDF는 이날 새벽 1시 50분 성명을 내고 “레바논 남부 지역의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IDF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헤즈볼라 거점 표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고 이 표적들이 이스라엘 북부 공동체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진격하는 ‘다음 단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공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높다. 주요 외신에서는 IDF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영토로 진입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대응했다.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IDF가 국경 너머 진입했지만 ‘산발적 공습’을 벌이는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지상전 개시를 선언한 만큼 뇌관은 건드려졌다는 분석이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 본부가 위치한 텔아비브 외곽으로 신형 미사일을 쏘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 선언이 지난 2주간 레바논에서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 공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날 유엔 기구 대표들과 인도지원국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레바논은 역사상 가장 위험한 국면을 마주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