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여만에 대대적인 공습을 재개한 이란이 “이스라엘이 오늘 공격에 대응할 경우 더 강력한 미사일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공격 등 추가 도발이 없다면 이날로 추가 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보복 의사를 밝히며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폭발 직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일(현지 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이란 국영TV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계속되고 그들이 더 대담하게 행동한다면 우리의 다음 대응은 확실히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최첨단 무기를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오늘 작전은 우리 미사일 능력의 일부만 보여준 것이고, 더 높은 기술로 더 많은 피해를 입히는 미사일 전력의 상당 부분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이스라엘의 잠재적 보복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마일 쿠사리 IRGC 사령관은 어떤 악의적인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할 파괴력을 가진 미사일을 처음 사용할 것”이라며 “발사대와 플랫폼은 충전돼 있고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다층 방어 시스템은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 역시 “이슬람공화국이 반격을 받으면 이스라엘 도시들을 평평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었지만 인도적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위협했다.
이란 측은 이날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 측이 “민간인 수천 명 이상의 피해를 목표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참모총장은 국영TV에서 “(우리 공격은) 시오니스트 정권의 군사 기지와 3개 주요 공군기지만을 표적 삼았다”며 “암살센터로 지정된 모사드, F-35 항공기에 사용된 네바팀 공군기지, 순교자 하산 나스랄라의 암살에 사용된 하체림 공군기지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자 주변 지역에서 주민 학살에 동원된 전략 레이더와 탱크, 장갑차, 군 인력이 모인 센터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서 처음으로 파타-2 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이란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실전에서 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한 국가가 된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재도발하지 않을 경우 보복 조치는 이날로 종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회의를 시작하며 “이란이 오늘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에 대한 대응 조치를 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사상자 수와 관계 없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