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주사'가 비급여 진료의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손해보험업계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무릎 골수 줄기세포 주사 청구 상위 20개 병·의원의 실손 보험금 청구액이 1년 만에 1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골수 줄기세포 주사', 올 6월 '지방 줄기세포 주사'가 연이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며 실손보험 보장이 가능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수술 대신 주사로 무릎 관절 통증과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와 맞물려 많은 의료기관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청구액 상위 4개 병원 중 3곳이 정형외과가 아닌 한방병원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한방병원은 지난해 8월 이후 실손 청구액만 약 56억원에 달했다.

보험 악용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의 한 의원은 지난 3월 67세 환자의 양쪽 무릎에 주사 시술을 하면서 6시간 병원에 입원했다며 치료비 1400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 조사 결과, 실제로는 3시간만 머물렀음에도 더 높은 치료비를 받기 위해 의무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병원에서는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시술 비용을 크게 할인해주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환자가 할인 금액을 발설하면 차액을 다시 결제하도록 안내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비 증가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등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한 의료계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의료개혁특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월 말 비중증 과잉 비급여에 대해 건강보험 병행진료 시 급여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명옥 의원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비급여 진료 남용은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정부 차원의 적절한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