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대형 주택형이 중소형 대비 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대형 주택형의 3.3㎡(평) 당 가격은 중소형 대비 낮았지만 최근에는 대형 선호 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기준 135㎡(전용면적)를 넘어서는 대형 주택형의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형(전용 85㎡ 초과~102㎡ 이하)의 상승률이 2.09%, 중소형(전용 60㎡ 초과~85㎡ 이하)과 중대형(전용 102㎡ 초과~135㎡ 이하), 소형(전용 60㎡ 이하)이 각각 2.21%, 1.86%, 1.21%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대형 주택형의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기존의 관념을 흔드는 것이어서 눈에 띈다. 그간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택형은 전용 84㎡ 등과 같은 국민주택형이나 전용 59㎡ 등의 소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3.3㎡당 가격 역시 대형보다 중소형이 더 높은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추세가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114㎡는 올 8월 신고가인 50억 7000만 원에 거래되며, 3.3㎡당 가격이 1억 1021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같은 달 신고가인 36억 원에 거래된 전용 84㎡의 3.3㎡당 가격 1억 588만 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금액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아파트는 일명 상급지에 위치한 신축”이라며 “이들 중에서도 대형 주택형은 물건 자체가 희소해 더욱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들도 대형 주택형의 물량을 늘리고 있다. 한남 제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전용면적 조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8.8%가 대형 주택형인 전용 118㎡ 이상을 선택했다. 이어 △84㎡(34.8%)와 △101㎡(23.3%) △59㎡(2.8%) △49㎡(0.12%) 순이었다. 대형 주택형 배분 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대형 가구 수를 30%로 늘리는 안에 절반 이상인 67.6%가 찬성했다. 주택형 비율 선택시 주요 고려사항을 묻는 질문에도 대부분인 82%가 ‘미래가치 상승(일반분양분 감소에 따른 추정분담금 증가 및 대형 주택형 증가 통한 단지 가치 상승)’을 선택하며 '사업성 개선(수익성 증가에 따른 추정분담금 감소 및 소형 평형 증가 통한 가구 수 증가)'을 크게 앞질렀다. 한남3구역의 한 조합원은 “최근 대형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분담금 부담이 더 커지더라도 고급화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