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소비자 취향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통적 강자였던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뉴발란스와 아식스 등 신흥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펀러닝족'을 중심으로 기록보다는 러닝의 즐거움과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러닝화를 패션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로 국내 운동화 시장은 지난해 4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그중 러닝화 시장은 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뉴발란스와 아식스는 배우 고현정이 착용한 신발로 주목받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식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매출은 14% 늘었다. 온러닝과 호카도 큰 성장을 기록 중이다. 번개장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온러닝의 거래 건수는 700%, 호카는 37% 증가했다.
뉴발란스의 '퓨어셀 SC 트레이너 v3'는 500명이 넘는 고객이 오픈런을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며 완판됐다. 이러한 신흥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기존 시장 판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반면 나이키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키는 1일(현지시각)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주가가 6% 가까이 하락했다.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6~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15억9000만달러(약 15조3340억원)를 기록했다. 나이키는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 회계연도 전망을 철회하고, 분기별 전망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이키가 혁신에 뒤처지고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며 실적 부진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리셀 플랫폼 스탁X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나이키와 조던 운동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반면 아식스와 아디다스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각각 약 600%, 90% 늘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에스아이빌리지 등 스니커즈 전문 플랫폼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ABC마트와 프로스펙스도 신제품과 체험형 콘텐츠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