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소수자예요? 우리 아파트서 나가세요"…반려동물과 같이 취급 "충격"

[지금 일본에선]
LGBT는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결국 성적 소수자의 아파트 입주를 차단
"반려동물 불가와 나란히 안내물 붙어"

이미지투데이

일본 후쿠오카시의 한 부동산 회사가 취급하는 임대주택 소개 자료에서 입주자 모집 조건에 "LGBT 불가"라는 항목을 게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성(性)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으로 인해 입주를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표기에 대해 당사자들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과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소수자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성적 소수자는 아파트 입주를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후쿠오카시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작년 2월 주택을 찾던 중 해당 부동산 회사 매장에서 "LGBT 불가"라고 적힌 물건 자료를 받고 말문이 막혔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동성 파트너와의 미래 동거를 위해 성적 소수자의 주택 찾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시된 물건 자료에서 모집 조건란에 "반려동물 상담(개) 불가"와 나란히 "LGBT 불가"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개나 고양이와 같은 취급인가"라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성은 지적할 마음도 들지 않아 그 자리에서 다른 부동산 회사로 향해 물건을 계약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8월에도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모집 조건에 "반려동물 상담 불가", "악기 상담 불가" 등의 항목과 함께 "LGBT 불가"라고 적힌 물건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BT 가능"이라고 명기된 자료도 있었다.


해당 회사는 "LGBT 가능"과 "LGBT 불가" 분류는 관리를 위해 만든 것이며,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적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부동산 담당자가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할 때, 집주인으로부터 LGBT 커플의 동거 승인을 받은 물건은 "가능"으로 표시했다. 집주인이 부정적이거나 확인이 되지 않은 물건은 "불가"로 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재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지만, "가능"도 "불가"도 표시하지 않은 물건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해당 회사는 아사히신문의 취재를 받은 올해 9월에 사태를 파악한 후, 표기를 개선하도록 데이터를 정비하고 시스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적 소수자 정보를 발신하는 일반사단법인 'fair'의 대표이사 마쓰오카 소시 씨(30)는 "모집 조건(설정)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설령 시스템의 하자였다 하더라도 LGBT를 가능·불가능으로 구분하는 생각 자체가 차별적 취급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표기는 본래 법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민간 임대주택 입주를 거부하는 것을 직접 금지하는 법률은 없다고 한다. 다만 LGBT 당사자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이해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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