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숙박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에 참여한 숙박업소들이 숙박 요금을 올려 받은 사례가 5년간 16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광공사로부터 받은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 모니터링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악의적으로 숙박 요금을 인상한 사실이 적발돼 정부가 쿠폰 지원금을 미지급한 사례는 총 1625건으로 집계됐다.
악의적 가격 인상 사례에는 쿠폰 발급 직전에 숙박 요금을 인상하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는 7만 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때 3만 원 할인권, 2만 원 이상 7만 원 미만 숙박상품 예약 때 2만 원 할인권을 지원한다. 적발된 사례는 정부가 지원하는 할인권 금액에 따라 숙박 가격을 할인권 발급 직전에 인상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쿠폰으로 싸게 예약한 줄 알았지만 실상은 제값 이상을 주고 예약한 셈이다.
특정 판매처나 숙박 할인 쿠폰 적용이 가능한 판매처에서만 과도하게 높은 가격의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금액까지 상품가격을 비정상적으로 올리는 사례도 있다.
정부가 쿠폰 지원금을 미지급한 사례를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03건, 2021년 114건, 2022년 195건, 2023년 593건, 올해 상반기 520건 등이다. 올해 마지막 숙박세일 페스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해 적발된 미지급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악의적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한 업체를 대상으로 소명 절차를 거쳐 쿠폰 미정산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발된 업체가 다시 숙박세일 페스타에 참여하는 경우가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차기 사업 참여를 제한하지 않아 더 엄격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두 차례의 숙박세일 페스타 사업에서 잇달아 숙박 요금을 고의 인상해 중복 미정산 처리된 업체는 3곳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정부의 모니터링 강화 노력에도 계속 숙박 요금 바가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숙박 시장가격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적발 업체의 차기 행사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