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인력 확보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업계 불황을 겪는 탓이다. 인력 규모를 대폭 늘리는 대신 내부 구성원을 위한 사내 복지 강화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직원 수는 총 2만 8955명으로 전년 동기(2만 7264명)보다 1691명(6.2%) 증가했다. 2022년 2분기 말 2만 3747명에서 1년 새 3517명(14.8%) 늘어난 것과 비교해 인력 증가 폭이 절반 넘게 줄었다.
기업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직원 수는 1만 2511명으로 1년 전보다 718명(5.7%) 늘었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후 매년 1000명가량 늘려온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SDI(1만 2886명)는 1년 전보다 725명(5.6%), SK온(3558명)은 같은 기간 248명(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서 배터리 제조사들은 시장 성장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려왔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줄어드는 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SK온은 지난달 26일 구성원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과 자기 개발 무급 휴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반면 사내 복지는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확보한 구성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일 충북 청주 오창에 연면적 2000㎡ 규모의 직장 어린이집 ‘베이비&솔(SOL)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키즈&SOL어린이집’을 포함한 두 어린이집의 전체 원아 수는 300여 명에 달한다.
삼성SDI도 임직원의 건강검진 지원, 본인 및 배우자의 의료비 지원, 학비 지원, 사내 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술 연수 제도, 경영학 석사(MBA) 지원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SK온은 국내외 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언어뿐만 아니라 영어 콘퍼런스콜, e메일 작성법 등 실무 관련 교육을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