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하락에 엇갈린 증설전략…삼성 '수성' 힘쓸 때 SK는 '공격'

SK 내년 생산 6.5만장 늘리는데
삼성 2만장 확대 그치며 대조적
中 물량 공세에 '메모리 양극화'

삼성전자의 DDR5 제품 사진. 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 범용 D램 가격 하락세가 거세지면서 내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증설 전략이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증설 폭을 줄이는 반면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생산 능력(CAPA)을 위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증설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월별 D램 생산량(웨이퍼 기준)이 올해 68만 장에서 내년 70만 장으로 2만 장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8만 장에서 54만 5000장까지 6만 5000장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월별 D램 생산량이 올해 말 46만 5000장에서 내년 말 54만 장까지 7만 5000장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내년 D램 생산량 증가 폭이 2만 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전체 생산량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연간 D램 생산 능력 증설이 SK하이닉스보다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극심한 메모리 불황기(다운사이클) 속에서도 2·3위 업체인 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로 바뀐 것이다.


변화의 원인은 메모리 시장 양극화가 거세지는 탓이다. 스마트폰과 PC 제조사가 일정 D램 재고를 지닌 상황에서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물량까지 쏟아지며 범용 D램 시장에서는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범용 D램 제품인 DDR4의 가격은 지난달 1.7달러로 전달 대비 17%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범용 D램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 말 범용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6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황을 고려하면 증설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HBM 투자를 위한 빠른 선단 공정 전환 차원에서 생산 능력 증설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공정인 5세대 10나노급(1b) D램 비중을 지난해 말 3%에서 올해는 20%, 내년 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DDR5 제품 사진. 사진제공=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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