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20대 억대 자산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20대가 185명에 달하며, 이들의 평균 보유액은 52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으로부터 제출받은 '가상자산 보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억원 이상의 고액 계좌를 보유한 개인은 총 375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는 185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총 가치는 9672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52억2800만원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다양하게 분산 투자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선택했거나, 전문 투자자로서 성공해 자산을 불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1297명으로 10억원 초과 계좌 보유자가 가장 많았다. 이들의 총 보유 자산은 12조497억원으로, 1인당 평균 92억9000만원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보유액 기준으로는 5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억원 초과 계좌 보유자 수는 930명으로 40대보다 적었지만, 총 보유 자산은 13조8200억원으로 전 연령대 중 최고를 기록했다. 50대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48억6000만원에 달했다.

업비트와 빗썸에서 운영 중인 활성 가상자산 계좌는 총 770만개로, 이들 계좌의 평균 보유액은 893만원으로 나타났다.

안도걸 의원은 "가상자산이 이제 보편적인 투자 대체 자산으로 자리 잡은 만큼, 투명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정부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업비트와 빗썸의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나머지 원화 거래소 3곳까지 포함하면 실제 고액 보유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