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보니 인기 시들한 ‘무전공 학과’… 71%는 평균보다 경쟁률 낮아

서울대·고려대 제외 인기 시들
유형2 신설 대학 모두 평균 하회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들이 야심차게 도입한 ‘무전공 학과’가 예상보다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종로학원이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무전공 선발을 신설한 21개 대학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71.4%에 해당하는 15곳은 각 대학의 수시 전체 경쟁률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명 ‘무전공 선발’로 불리는 전공 자율선택제는 학생들이 전공을 확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한 뒤 진로탐색 과정을 거쳐 세부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전공 자율선택제는 보건·의료, 사범 계열 등을 제외하고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과 계열·학부 등 단위로 모집한 뒤 단위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하거나 단위 내 학과별 정원의 150% 범위에서 전공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유형2로 나뉜다.


앞서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도권 대학과 거점 국립대·국가 중심 국립대의 전공 선택권 확대 노력을 정성 평가해 인센티브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공 자율선택제는 대표적인 전공 선택권 확대 방안으로 꼽힌다.


이에 2025학년도 대학입시를 앞두고 많은 대학이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거나 학과를 신설했다. 그러나 수험생들의 관심은 미미했다. 유형1을 신설한 12개 대학 중 서강대와 동국대 등 6개 대학은 각 대학 수시 전체 평균 경쟁률보다 낮았다. 유형2를 신설한 9대 대학은 모두 수시 경쟁률 평균을 하회했다. 이미 무전공을 운영하는 대학 13곳 중 53.8%에 해당하는 7곳의 경쟁률 또한 개별 대학 평균보다 낮았다. 서울대나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등 일부 상위권 대학만 학교 평균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여파로 수험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정확하게 지원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은 "무전공 선발은 향후에도 대학 간, 서울-지방 간 선호도 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상위권 대학에서도 중복 합격으로 무전공 선발 합격생이 등록을 포기하는 상황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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