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몸값 무려 208조원…"영리기업 전환 토대 다져"

◆신규 펀딩서 8.7조원 조달
엔비디아·MS 등 참여 가능성
기업가치 작년초보다 5배 급증
'경쟁사 투자 금지' 조항 내걸어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가치 1570억 달러(약 208조 원)를 인정받으며 66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 1000억 달러 내외를 목표로 추진되던 투자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1년 반 사이 몸집을 다섯 배 이상 불렸다. ‘슈퍼 을’이 된 오픈AI는 투자자들에게 인공지능(AI) 경쟁사에 대한 추가 투자 금지를 요구하며 생성형 AI 시장에서의 패권 강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오픈AI는 뉴스룸을 통해 “AI 이점을 확장하기 위한 새로운 자금 모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일반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진전시키고 있다”며 “매주 2억 5000만 명 이상이 업무, 창의성, 학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하고 있고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자금으로 AI 연구 분야의 리더십을 두 배로 강화하고 연산 용량을 늘려 고급 지능을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만들 것”이라며 “미국 및 동맹국 정부를 비롯한 주요 파트너와 협력해 AI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신규 투자에 따른 구체적인 기업가치와 유치액 등을 공개했다. 1570억 달러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 투자가 이뤄졌을 당시의 290억 달러보다 다섯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오픈AI는 투자사 목록을 밝히지 않았으나 테크계는 스라이브캐피털과 피델리티·코슬라벤처스 등 벤처캐피털(VC)과 기존 최대 투자사인 MS, 엔비디아,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사 MGX,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이 투자에 나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 가능성이 언급되던 애플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영리기업 전환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투자는 전환사채(CB) 형태로 이뤄졌고 영리기업 전환과 투자자의 수익률 상한선 제거 등의 조건이 포함됐다”며 “2년 내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거나 기업가치를 재협상할 수 있는 세부 조항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오픈AI도 투자사들에 단서 조항을 내걸었다. 같은 날 로이터는 오픈AI가 이번 투자에 참여한 VC·기업들에 타 AI 경쟁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투자 금지 기업’ 목록에는 오픈AI 출신 인물들이 차린 앤스로픽과 SSI, 일론 머스크의 xAI,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로이터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요청이지만 자본 접근성이 중요한 경쟁 분야에서 투자자로부터 독점적 약속을 확보하기 위한 이례적 행보”라며 “경쟁 업체들의 미래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전펀드와 피델리티는 타 AI 기업에도 투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