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설가' 찬쉐 유력 후보…국내는 시인 김혜순 등 거론

■노벨문학상 발표 D-7
英 베팅 사이트 '나이서오즈'
'중국 카프카' 찬쉐 1순위 꼽아
머네인·카슨·울리츠카야 順
NBCC 수상 김혜순 관심도 ↑

중국의 아방가르드 소설가 찬쉐 /사진 제공=문학동네

러시아의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사진 제공=문학동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상자를 점치는 움직임도 열기를 띄고 있다. 중국의 아방가르드 소설가 찬쉐(Can Xue·71)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 2012년 수상한 중국 작가 모옌에 이어 두번 째 수상자가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 Odds)에 따르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는 중국 작가 찬쉐로 집계됐다. 노벨문학상 선정 위원회 측에서 노벨문학상 후보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다 보니 많은 이들이 베팅사이트를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풍향계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배당률이 낮을 수록 많은 참가자들이 수상 가능성을 예측한 것으로 간주된다. 찬쉐의 배당률은 5배로, 초현실적인 작품 설정과 더불어 사실적인 인물, 감정 묘사의 절묘한 균형으로 ‘중국의 카프카’로 불린다.


1953년생인 찬쉐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시대의 부침에 따라 가세가 기울었다. 이후 나라를 휩쓴 문화대혁명으로 중학교 때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노동 전선에서 선발 조립, 수레 운반 등 육체 노동을 경험했다. 30대가 되어서 작가로 데뷔한 이후 문단과 사회 전반에 팽배한 여성의 대한 고정관념 타파를 위해 다양한 문제 제기를 해왔다. 대표작인 ‘오향거리’(문학동네), ‘황니가’(열린책들), ‘격정세계’(은행나무) 등이 국내에도 소개됐다.


나이서오즈에 따르면 찬쉐에 이어 소설 ‘내륙’으로 잘 알려진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이 배당률 6배로 2위, 캐나다의 시인이자 현대시의 거장으로 꼽히는 앤 카슨이 3위(7배), 러시아의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4위(8.5배) 순으로 조사됐다. 울리츠카야는 소비에트 정권 아래 ‘여자의 일생’을 다뤘다고 평가받는 소설 ‘소네치카’로 2012년 박경리문학상도 수상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한 뒤 러시아에서 독일로 거처를 옮기며 전쟁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살만 루슈디 /사진 제공=문학동네


대중성과 완성도를 겸비해 노벨문학상의 단골 후보로 꼽히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거론되지만 배당률은 15배 정도로 수상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이슬람교의 여러 금기를 풍자하는 장편 소설 ‘악마의 시(1988년)’ 출간 이후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킨 살만 루슈디는 2022년 피습 후의 여정을 지난 4월 에세이 ‘나이프(knife·칼)’로 담아 내면서 문단의 대가로서의 서사 장악력을 입증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작가들도 거론된다. 최근 몇년 단골 후보인 소설가 황석영과 한강 외에도 김혜순 시인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혜순 시인은 지난 3월 시집 ‘날개 환상통’이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어워즈) 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부쩍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미국 뉴요커를 비롯해 독일 매체 등에서 김혜순 시인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가 아니더라도 국내 문학계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김 시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