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스마트폰을 담배처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이 나왔다. 스마트폰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WHO 유럽지부의 국가 건강정책·시스템 책임자인 나타샤 아조파르디 무스카트는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파생되는 문제적 행동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령 제한, 가격 통제, 금연구역 설정 등의 조치가 담배 규제에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 기기의 유해한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한 것처럼 “디지털 기기 사용의 적절한 장소가 어디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특정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장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했다.
지난달 발표된 WHO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청소년들 사이에서 중독 등으로 볼 수 있는 게임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행동이 증가하고 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캐나다에 사는 11~15세 28만 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여자 청소년의 13%, 남자 청소년의 9%는 SNS 사용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부정적인 결과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의 12%는 문제성 게임에도 노출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SNS가 청소년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유럽 차원의 첫 조사를 약속하기도 했다. 아조파르디 무스카트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서는 안 된다”면서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