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가시는 길 효도해야 하는데"…상조회사 절반이 '자본잠식'

75개 상조업체 중 42개가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정 여건 불안정
상조업체 선수금 9.4조로 2017년대비 2배 급증

이미지투데이

상조회사 2곳 중 1곳꼴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어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5개 상조업체 중 42개 업체(56%)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잠식은 적자 누적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상황으로, 기업의 재정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부 업체의 경우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634%에 달해 심각성을 더했다. 이들 업체 모두 지급여력 비율이 100% 미만으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정 여건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업체 선수금 규모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상조업체 선수금 총액은 9조4486억원으로, 2017년(4조2285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도 483만명에서 833만명으로 약 2배 늘어났다.


하지만 관련 규제는 미비한 실정이다. 상조회사는 선불식 할부거래 회사로 공정위 관리 대상이지만, 할부거래법에 따른 선수금 50% 예치 의무 외에 자금 운용에 대한 규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상조업계는 회계 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객 선수금이 부채로 인식되면서 과도하게 계상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상조회사 특성에 맞는 회계지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강준현 의원은 "상조회사들이 고객 선수금 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자금 운용 규제 강화와 철저한 재무건전성 감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상조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조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규제와 함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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