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후판 반덤핑 조사…中 밀어내기 제동 걸리나

중국산 철강 수입 15%↑…단가 19%↓
현대제철 7월 '반덤핑 제소' 제기해
정부, 국내 산업 피해여부 등 조사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산 후판 덤핑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 여부 조사에 나섰다. 중국이 과잉 생산한 제품을 저가 수출로 밀어낸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만큼 관련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4일 관보에서 샤강 등 중국 후판 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부터 총 3개월의 예비조사 이후 본조사 판정 절차를 밟는다. 앞서 현대제철은 올 7월 말 “중국 업체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주로 쓰인다.


중국 철강 업체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자국 내 철강 수요가 줄자 해외에 후판 등의 제품 수출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순수출은 약 341억 달러에 달해 전고점인 2014년 343억 달러에 근접했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로는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 톤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입 물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철강 수출은 지난해보다 15.1%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19.4% 하락했다.


국내 철강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출 탓에 국내에서 정상적 영업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쌓여왔다. 중국 기업들을 반덤핑으로 제소한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 비중이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3곳이다.


세계 각국도 중국산 철강 제품의 저가 수출을 자국 경제 교란 요인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올해 5월 중국산 철강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0∼7.5%에서 25%로 연내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5월 주석도금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캐나다도 철강 제품 대상 25% 관세 부과안을 발표했다. 멕시코·브라질 등 신흥국도 올해 중국 철강 대상 관세를 올렸고 베트남·튀르키예 등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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