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언제나 '쿨'한 젠슨 황…AI시대 리더십 말하다

■젠슨 황 레볼루션(우중셴 지음, 여의도책방 펴냄)

지난 9월 미국의 한 컨퍼런스에서 토론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정보통신(IT) 업계에는 10년마다 한 명씩 천재적인 기업가가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2000년대 애플의 스티브 잡스, 2010년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등장했다면 다음 10년은 엔비디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시대가 될 것을 보는 사람이 많다. 그는 일상적으로는 소탈한 모습이지만 혼자 무대에 올라 강연하고 브리핑할 때는 잡스를 연상케 하는 쇼맨십과 카리스마도 있다.


사계절 내내 검정 가죽 재킷을 입는 젠슨 황 CEO에게 누군가 물었다고 한다. “당신의 가죽 재킷에 엔비디아의 냉각기가 장착됐나요? 덥지 않나요?” 황의 대답이 걸작이다. “나는 항상 쿨(Cool)하니까요.” 물론 쿨한 것만으로 세계 시총 1위 기업을 유지할 수는 없다. 확실한 비전을 바탕으로 산업의 트렌드를 읽고 선점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신간 ‘젠슨 황 레볼루션’은 젠슨 황(중국 이름은 黃仁勳) CEO의 성격과 비전을 소개하는 책이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1993년 창업 이후 30여 년이 지난 2024년 6월 세계증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다.


책은 대만 태생 미국인인 그가 어린 시절 미국에서 성장해 세계 IT 판도를 바꾼 ‘현상급(phenomenal) 기업가’가 될 때까지 경력과 함께 조직과 기업관리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젠슨 황은 사람을 중시하는 소통왕 경영자다. 전 직원에게 메일을 열어두면서도 보고서는 거부하는 기업인, 워라밸은 고사하고 스스로를 일 중독자라 말하는 황 CEO의 비전을 임직원들은 믿고 의지하며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왔다.


책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적극적이고 유쾌한 태도, 개인적인 성격과 삶의 원칙, 엔비디아를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젠슨 황의 다양한 면모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서른 살에 엔비디아를 창업해 현재까지 최장수 CEO를 맡고 있다는 것도 IT 업계에서 흔치 않다. 그는 누구보다도 빨리 미래의 반도체는 AI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투자를 했고 결국 시장을 선점했다.


‘대만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젠슨 황의 경영자로서의 성공 비결을 철저히 데이터를 근거로 담아냈다.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 이름은 라틴어 ‘Invidia’(부러움, 선망)에서 나왔다고 한다.


부록으로 기존 책 원문에는 없는 2024년 ‘대만 타이베이 컴퓨터 박람회 기조연설’을 편역해 최근 엔비디아의 사고와 궤적은 물론, 최신 AI 산업의 동향을 설명한 것도 신선하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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