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좌파 정당들이 미셸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바르니에 정부가 지난달 23일 출범한지 13일만이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좌파 정당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 소속 의원들은 지난 4일 하원에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냈다. NFP는 불신임안에서 “이 정부의 존재는 그 구성과 방향에서 지난 총선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헌법상 불신임안은 하원 재적 의원(577명) 10분의 1이 서명하면 제출할 수 있다. 안건 제출 후 48시간이 지난 후에만 표결할 수 있다.
이번 불신임안에 대한 토론과 표결은 오는 8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 재적 의원의 과반인 289명 이상이 불신임안에 찬성해 안건이 가결되면 총리는 대통령에게 내각 총사퇴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하원 내 정치 지형상 이번 NFP의 불신임안은 통과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NFP의 현재 의석수는 총선 이후 추가 합류자들까지 포함해 총 193명으로 과반에 못 미친다. 야당의 또 다른 축인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좌파 정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은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 대표는 지난 1일 바르니에 총리의 일반 정책 연설 후 언론에 “우리는 정부의 행보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다른 정당들처럼 유치한 자세로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이번 불신임안이 통과되진 않아도 집권 여당과 중도 진영에서 찬성표가 일부 나올 경우 바르니에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