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방탄 끝장” 野 “김여사 의혹 규명”

■첫 국감 앞서 원내사령탑 격돌
與, 1심 앞둔 李 사법리스크 부각
문재인 정부 실정 재차 '정조준'
野, 동행명령권 언급하며 엄포
구태 반복 '정쟁 국감' 우려 커져

추경호(왼쪽 사진 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오른쪽 사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을 하루 앞둔 6일 국회에서 각각 국감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2대 국회 개원 후 첫 국정감사가 7일부터 시작된다.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집중한 “끝장 국감”을 예고하며 김 여사에 대한 동행명령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전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재차 부각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국감 본연의 취지와 달리 일찌감치 역대급 ‘정쟁 국감’이 우려되고 있어 여야 모두 구태를 답습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감에서 특히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정조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당내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 농단 규명 심판 본부’를 구성하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이번 국감을 ‘끝장 국감’으로 만들겠다”며 “특히 김건희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국방위원회 등에서 전방위적 압박 국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증인으로 채택된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가 출석에 불응할 시 동행명령 등 강제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주요 증인의 경우 동행명령권 발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됐지만 이번 국감에서 추가로 드러나는 의혹을 담아 국감 직후 세 번째 특검법 발의에 나선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다. 아울러 특검법을 보완할 수단으로 김 여사 관련 상설 특검과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상설 특검은 개별 특검법 입법 절차 없이 국회 본회의 의결 또는 법무부 장관의 결정을 통해 곧바로 특검을 가동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국민의힘은 “끝장을 봐야 할 것은 이 대표 방탄 국회와 방탄 국감”이라며 11월 1심 선고를 잇따라 앞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민생은 외면한 채 국감마저 소모적인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이 대표 1심 판결이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오직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정을 마비시키고 탄핵 정국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국감을 민생 국감으로 치르고자 한다”며 “끝장을 봐야 할 것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정쟁몰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는 물론 전임 문재인 정부의 실정까지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께 큰 충격을 줬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지적해나가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김 여사 등에 대한 동행명령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정쟁용으로 화풀이하듯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 관련 상설 특검 추진을 두고도 “전혀 검토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추 원내대표는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난사하듯 특검을 몇 차례 강행 시도하다가 그것도 잘 안 되니 특검과 함께 상설 특검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한다”며 “현재는 상설 특검이든 일반 특검이든 검토할 단계도 아니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가 국감 전부터 날 선 대립각을 세우면서 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 실시되는 국감이 역대급 정치 공방의 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1년의 국정운영을 점검함으로써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한다는 국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이 대표 또는 김 여사에 대한 공세에만 치중할 경우 여야 모두 ‘국감 무용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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