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재정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성장률 5% 사수에 나선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를 비롯한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재정정책까지 동원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패키지 증량(增量) 정책의 시스템적 이행, 경제 상승 구조 개선 및 발전 추세 지속 호전’ 상황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8일 개최한다. 증량정책이란 정부 투자 등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을 의미하는 개념인데 이날 발개위원장인 정산제 주임(장관급) 등 고위 관계자들이 나와 이와 관련한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는 등 통화정책 중심이 된 경기 부양책이 잇따라 나온 가운데 이번에는 재정 당국이 지출을 늘리는 이른바 재정정책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발개위 공지에는 브리핑에 대한 세부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면서도 “분석가들 사이에서 베이징이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공공지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앞서 나온 통화정책에 힘을 실어줄 재정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실제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칭화 우다오커우 수석 이코노미스트 포럼’에서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중앙은행이 내놓은 정책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는데 이런 정책이 지속해서 역할을 발휘하려면 재정 부문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지아 캉은 중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림으로써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10조 위안(약 1854조 원) 규모를 지원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았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 움직임이 분주해지자 금융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선 부양책에 힘입어 ‘역대급’ 강세장을 보인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더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는 것이다.
다만 전망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이 일련의 정책들을 제대로 이행할 경우 중국 지수는 15~20%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반해 인베스코·HSBC·노무라증권 등은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비관론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