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시행된 정부의 부담금 개선 작업 여파로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 운영 자금이 급감해 이대로면 8년 뒤인 2032년부터 적립금이 한 푼도 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과 외교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조태열 외교부 장관조차 “똑 부러지는 뾰족한 아이디어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단의 수익금 95%가 여권 발급시 납부하는 수수료로 운영되는데 정부가 (여권 수수료 등)부담금을 줄이는 과정에서 2029년부터 기금이 감소한다”며 정부의 부담금 개편 작업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7월부터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방안’에 따라 7월부터 준조세에 해당하는 각종 부담금을 인하했다. 출국자 부담을 줄인다며 여권 발급 비용을 복수여권의 경우 3000원 내렸는데 모두 국제교류재단 운영 기금으로 들어갈 돈이었다. 국제교류재단은 한국을 알리고 다른 나라와 우호 관계를 다지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해외 유력 인사 가운데 지한파와 친한파 등을 양성하는 일도 맡는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환 재단 이사장은 “(부담금 감소로)145억원, 운영비의 20%가 줄었다”며 “구조조정과 긴축, 다양한 재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재단의 활동을 더 강화할 시점에 충분한 검토 없이 부담금을 줄여 운영난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역시 부담금 개편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조 장관은 “재단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며 “부담금을 줄이는 종합대책 과정에서 파편이 날아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름대로 자구책과 아이디어를 강구해 재단과 같이 헤쳐나가겠지만 똑부러지는 뾰족한 아이디어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