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은 올해 서른한 살이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휩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은퇴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나이다. 그런데 배소현은 올해 정규 투어 데뷔 후 7년 만에 첫 우승을 신고하더니 3개월 사이에 3승을 거뒀다. 조금 늦었지만 활짝 핀 꽃인 셈이다. 거리는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늘었다. 2022년 드라이브 샷을 평균 243.12야드(24위) 날렸던 그는 2023년에는 249.84야드(8위)를 찍더니 올해는 252.32야드를 날리며 이 부문 5위를 달리고 있다.
배소현 드라이버 샷의 주요 특징을 김형민과 함께 분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현재 레슨에 전념하고 있는 김형민은 국내 대표적인 장타자인 김봉섭 등을 지도하고 있다.
▲어드레스= 어깨보다 조금 넓은 스탠스로 안정적인 토대를 쌓았다.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가 그립인데 배소현의 손을 보면 오른손 엄지와 검지 홈 사이가 떨어져 있지 않는 등 견고하다. 양손의 밸런스도 잘 맞고, 강하거나 약하지 않게 균형감 있게 잡고 있다. 장타를 치면서도 방향성이 좋은 데에는 그립의 역할도 크다.
▲백스윙= 클럽을 들어 올리면서 회전할 때 왼쪽 무릎이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있다. 힘과 유연성을 동시에 겸비해야 이런 동작이 가능하다. 백스윙 톱‘은 샤프트가 지면과 수평이 되기 전에 끝난다. 살짝 서 있는 느낌인데 그만한 크기로도 충분히 거리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머리 축도 잘 잡고 있다.
▲임팩트= 다운스윙 시작과 동시에 살짝 주저앉았다 용수철처럼 튕겨 오르면서 때리는 동작이 탁월하다. 코킹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내려오는 래깅 동작도 나무랄 데 없다. 강한 힘을 쓰지만 오른발 뒤꿈치가 떨어지는 타이밍은 정확하다. 왼발은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잘 버텨주고 있다. 정타의 또 다른 비결이다.
▲폴로스루= 임팩트 이후 허리가 다 돈 상태에서도 시선은 여전히 볼을 향해 있다. 보통 클럽이 허리 높이를 지난 후 손목을 꺾으면서 돌게 되는데 배소현은 그보다 반 박자 늦게 여유를 가지고 끌어올린다. 배소현의 또 다른 특징은 언제나 벨트를 착용한다는 점이다. 벨트를 하면 코어에 좀 더 힘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