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장기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 단지가 분양가보다 1억원 할인한 파격적인 조건을 걸고 나왔다.
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는 지난 8월 말부터 1억원이 할인된 가격에 미분양 아파트를 판매하고 있다.
후분양 단지인 이 아파트는 239가구 규모로 지난 2월 84㎡ 기준층을 평균 7억3900만원(발코니 확장비 포함)에 분양했다. 청약 결과 1·2순위(특별공급 포함) 모집에 19명이 참가해 경쟁률이 0.08대 1에 그쳤다.
분양 당시 6억7000만원대에 실거래가가 형성된 주변 단지보다 분양가가 7000만원가량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고 대구의 미분양 물량이 많아 시황이 썩 좋지 못하다는 점도 물량 소진에 악영향을 줬다.
시행사는 청약 참패 이후 중도금 없이 계약금 5%에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 12개 품목 무상 제공이라는 유인책을 내놨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1억원 할인 조건'을 내걸고 물량 소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할인과 함께 중도금 없이 계약금 5%에 6개월 후 잔금 납부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분양 장기화로 자금 조달 위험이 커지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시행사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반고개역푸르지오 시행사 관계자는 "분양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미분양이 제대로 소진되지 않아 지난 8월 말부터 1억 원 할인 마케팅을 내걸었다"며 "할인 분양 이후 미분양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8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9410가구로 경기(9567가구)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4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