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 최모씨가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전날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최씨 측 변호인은 지난 7월 첫 공판에서 최씨가 불안장애와 강박 등을 앓고 있으며 정신과 진단으로 복용한 약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양형을 따져보는 데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바 있다.
감정 결과 최씨는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재범 위험성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검찰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진행했지만, 10.5로 나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피고인이 의도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자 자신의 삶이 침해당했다고 지각하고, 피해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이 발현되는 등 전반적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게 판단됐다”며 “피고인의 피해의식과 분노, 누적된 정서 상태가 발현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요 증거들을 제시하며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피해자 사망 전 살인, 사람 죽이는 법을 검색한 내용이 확인됐다”며 “반항할 경우 억압을 위해 청 테이프도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또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피고인이 투신자살을 시도한 내용이 없고, 북한산에 올라간 것도 자살 시도를 한 것이 아니라 술에 취해 입산했다가 구조돼 하산한 것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씨는 지난 5월 말 회칼과 청 테이프 등 범행도구를 준비해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피해 여성을 만나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최씨와 피해자는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 2월부터 교제를 시작한 후 두 달 만인 4월 피해자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 부모가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반대하자 결별 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서울 소재 유명 의대에 재학 중이었으며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내달 8일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결심공판에서는 피해자의 최종진술, 검찰의 구형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