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싱가포르 정부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로렌스 웡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열고 “저와 웡 총리는 점증하는 국제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응해 전략물자의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정부가 체결한 SCPA는 미국 주축의 경제안포 플랫폼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양자 차원으로 발전시킨 형태로, 양국 모두 처음 맺는 양자 체제의 공급망 연대다. 해당 협정에는 세계 물류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 강화하는 내용, 긴급회의 개최 등 위기 공동 대응 메뉴얼이 담겼다.
경제안보 협력을 구체화하는 차원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LNG 스왑 및 공동구매, LNG 공급망 위기 협력 대응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3위의 LNG 수입국, 싱가포르는 글로벌 LNG 교역 허브”라며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아세안 내 핵심 우방국”이라고 부르며 “양국은 부존 자원의 부족이라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인재를 양성하고 첨단기술과 금융의 허브를 구축한 결과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고 유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주요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 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첨단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위기와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 협력도 증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역내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전략적 공조를 심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웡 총리님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지난 반 세기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뛰어온 동반자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핵심 파트너”라며 “내년 수교 50주년을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