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전자제품 제조 기업인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8일 미국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GB200’ 칩 제조를 위한 세계 최대 공장을 멕시코에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벤자민 팅 폭스콘 클라우드 기업 솔루션 부문 선임부회장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폭스콘의 연례 테크데이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팅 부회장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플랫폼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GB200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은 이미 수천억 달러어치의 블랙웰 칩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팅 부회장은 공장의 정확한 위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뒤이어 발언에 나선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이 GB200 칩 제조 공장이 멕시코에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해당 공장의 생산 역량에 대해 “매우 매우 거대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폭스콘의 공급망은 AI 혁명에 대비됐다”며 “폭스콘이 GB200 서버 인프라를 보완하는 데 필요한 고급 액체 냉각 및 방역 기술 등과 같은 제조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 GB200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B200’ 2개와 중앙처리장치(CPU) 1개를 이어 붙여 만든 AI 가속기로, AI 시장을 주도할 ‘슈퍼칩’으로 꼽힌다.
AI 가속기는 AI 학습과 추론을 도울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로 GB200은 최대 10조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로 확장되는 모델에 대한 AI 훈련과 실시간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을 지원한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GPU 72개와 그레이스 CPU 36개를 결합해 ‘GB200 NVL72’라는 컴퓨팅 유닛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경우 거대언어모델(LLM)에서 성능은 H100 대비 최대 30배 향상되는 반면 비용과 에너지 소비는 최대 2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엔비디아는 올 3월 밝혔다.
인텔·마이크론·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달리 엔비디아는 자체적으로 칩을 만들지 않고 위탁 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부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 공정을 통해 블랙웰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팅 부회장은 블랙웰 플랫폼에 대한 높은 수요와 폭스콘·엔비디아 간 협력 관계를 거듭 강조했으며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부회장 디푸 탈라도 행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