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대신 현역갈래요"…군 휴학 의대생 7배 폭증한 이유

전국 의대 37곳서 군 휴학 1059명 승인
군의관·공보의 수급 차질 불가피 우려도

9월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한 시민이 의과대학 간판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군 입대를 이유로 휴학한 의과대학생이 지난해보다 7배가량 증가해 1000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가 9개월째 계속되자 복무 기간이 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공보의) 대신 현역 입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확보한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에서 1059명의 군 휴학이 승인됐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3개 대학을 제외한 숫자다.


군 휴학 의대생이 지난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지난해 162명 등 줄곧 100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올해 군 휴학 의대생 수는 지난해 대비 6.5배 많고 최근 3년 평균(138.7명)과 비교하면 7.6배 수준이다.


이들 중 상당 수는 의정 갈등이 길어지자 비교적 복무 기간이 짧은 현역 입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주로 의사면허증을 딴 뒤 군의관(37개월)이나 공보의(38개월)로 복무하는 데 비해 일반병은 18개월이다. 올해 의대생들이 대거 일반병 입대를 선택해 몇 년 뒤 군의관과 공보의 수급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의 수강 신청 인원은 369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대 재적생(1만 9374명) 중 19.1%다. 특히 사립대 의대 세 곳은 수강 신청이 ‘0명’으로 집계됐다. 이 대학들은 아직 2학기 개강을 하지 않았다.


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대’ 대신 ‘군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평년 대비 7배 이상 늘었다”며 “정부는 조건부 휴학을 승인할 것이 아니라 의대생들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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