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성균관대와 손잡고 반도체 인력 양성에 나선다. 이를 통해 한국 반도체 생태계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램리서치는 8일 오전 경기 용인에서 용인캠퍼스(Y캠퍼스) 개관식을 한 데 이어 'K-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정 협력 프로그램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부터 1년간 시범사업 행태로 진행되며, 그 후 확대 시행을 통해 학사 및 석·박사급 반도체 고급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램리서치는 내년 시범사업을 위해 70억원에 상당하는 라이선스 및 훈련 전문인력을 성균관대 공과대학에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협력 프로그램에는 램리서치의 '세미버스 솔루션'이 도입된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 학교 및 관계 기관과의 협력으로 세미버스 솔루션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미버스는 가상의 팹(공장)에 최신 시설을 구현한 디지털 트윈으로, 현재 반도체 교육 인프라가 가진 기술적·물리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3차원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터인 '세뮬레이터 3D'(SEMulator 3D) 소프트웨어를 통해 칩 디자인, 제조 공정 전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는 "반도체 인재 양성은 업계 공통의 과제로 어느 한 기업이나 학교, 정부 단독의 노력으로 이뤄내기 어렵다"며 "램리서치의 세미버스 솔루션을 활용해 인프라 제약을 뛰어넘어 K-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최첨단 토대를 마련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서 교육 효과도 기대된다. 박상욱 램리서치 전무는 "세미버스 솔루션은 지난 7∼8년간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미 판매를 해왔다"며 "대학에서 세미버스를 교과과정에 내재화할 경우 학생들이 졸업 후 반도체 기업에 취업했을 때 실무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이론적 교육과 실질적 교육 간의 괴리를 좁혀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식 개관한 램리서치 용인캠퍼스에는 확장된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이하 KTC)와 사무동이 들어섰다. KTC는 지난 2022년 개소된 램리서치의 국내 연구개발(R&D)센터로,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박막을 입히는 '증착', 반도체 회로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식각' 등을 지원한다. 램리서치는 이곳에서 직원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고객사를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한다.
팀 아처 램리서치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램리서치 용인캠퍼스 개관은 지난 35년간 한국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함께 이뤄온 성취를 기반으로 우리의 R&D, 인재 훈련, 고객 지원 기능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용인캠퍼스는 고객사와 더욱 가까이서 다음 세대 반도체 혁신을 이루어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