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세계 집값 슈퍼사이클 이제 시작”

글로벌 금리인하 시작…美 주담대 금리 1.5%P↓
선진국 이민자 늘면서 가격 끌어올려
대도시 일자리 늘지만 집 지을 공간 부족
주변에 주택 건설 반대하는 경향도 이유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택의 모습. AFP연합뉴스

전세계 부동산 슈퍼사이클(장기 상승)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을 단행했고 이 여파로 미국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치에서 약 1.5%포인트 내린 상황이다. 유럽에서도 계속 금리가 인하돼 주담대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이자 부담 하락은 주택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단기적 요소 뿐만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매체는 선진국과 도심의 주택 가격이 오를 근거를 주로 제시했다.


우선 인구 통계학적 변화다. 이민자가 늘면서 선진국의 외국 태생 인구는 연간 4%씩 늘고 있으며 이는 기록 상 가장 빠른 성장세다. 이민자가 늘어나면 그 만큼 임대료와 주택 가격은 올라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의 로사 산치스-과너 교수가 최근 스페인 시장을 연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민자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평균 주택가격은 3.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국내 여론의 반발이 있긴 하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워낙 심각해 이전보다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대도시로 일자리가 집중되고 있는 반면 도심에 집을 지을 공간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이코노미스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나오는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많은 도시에서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까는 것이 한계에 봉착한 것도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릴 이유다. 계속 인프라를 깔아 출퇴근 시간이 단축된다면 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약해지겠지만 이미 인프라를 많이 설치해 더 이상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내가 사는 지역에 새로운 주택이 건설되는 것을 반대하는 경향도 앞으로 집값을 밀어올릴 수 있다. 미국에서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산호세에서는 지난해 건설이 허가된 주택은 불과 7000채에 그치며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향후 수년 간 집값은 경제성장률, 금리 등 온갖 종류의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구조적 요인 상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산(집) 가치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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