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9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더 이상 높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고용 승계를 약속하고 중국 등 해외에 기업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MBK의 공개매수 기간이 자사(23일)보다 더 빠른 이달 14일 완료된다는 점을 활용한 투자자 유인책이라면서 “공개매수를 즉각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이날 MBK는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며 “고려아연 주당 83만 원, 영풍정밀 주당 3만 원은 각 사의 적정 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고 기존 주주들께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MBK는 지분 경쟁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66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는 2만 5000원에서 3만 원으로 최 회장 측과 똑같은 가격으로 맞췄다. MBK는 “현재 공개매수가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기업 재무구조에 부담을 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14일까지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라는 유인 메시지로, 또 다른 시세조종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자기주식 공개매수 및 소각을 반드시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최 회장 측은 온라인 청약이 가능하도록 KB증권을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의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