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연내 병원 60% 참여 기대

EMR 업체 참여 2배 늘어 27곳
시스템 구축 병원 5000개 전망


올해 안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참여하는 병원이 약 5000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관련 예산을 확대하면서 청구 간소화 구축에 참여하겠다는 전자의무기록(EMR) 기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 대부분이 보건소인 상황에서 일반 병원의 참여 확대가 기대된다.


보험개발원은 국내 EMR 업체 55곳 중 27곳이 실손 청구 간소화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8월 말 10여 곳이 참여 의지를 밝혔던 것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27개 EMR 업체의 고객 병원 약 1600개 중 1000개에 대해 올해 안에 시스템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연말까지 병원 수 기준으로 60% 이상, 청구 건수 기준으로는 70% 이상이 실손 청구 간소화의 울타리에 들어오게 된다.


실손 청구 간소화 시스템은 병의원이 환자의 실손보험금 청구 서류를 전송 대행 기관인 보험개발원을 통해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전송하는 체계다. 자체 정보기술(IT) 능력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즉시 참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들은 기존에 차트 관리 등을 맡기고 있는 EMR 업체들이 역할을 해줘야 가능하다. 하지만 EMR 업계는 그동안 비용 문제를 이유로 참여를 꺼려왔다.


국내 30병실 이상 요양시설 총 7725개 중 실손 청구 간소화 참여가 확정된 시설은 47개 상급종합병원과 보건소 3490개를 포함해 3781개다. 이에 따라 ‘보건소를 빼면 참여 병원 수가 6%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험개발원은 EMR 업체의 참여 확대를 위해 간담회 등을 통해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비 1200억 원과 연간 시스템 운영비 315억 원이던 기존 예산 외에 50억 원을 추가 편성했다”며 “EMR 업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 참여 업체가 27곳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보험개발원은 디지털 지도를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들과 협조해 실손 청구 간소화가 가능한 병원을 개인용컴퓨터(PC)나 모바일 앱 지도에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의료 대란’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상급병원에서의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생명보험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6개 보험사 기준 올 상반기 상급종합병원 47곳에서 청구된 실손보험 청구액은 2611억 2000만 원으로 지난해 1년간 4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청구한 5233억 4000만 원의 50%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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