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이 함께 아이 키운다" 아파트 1층에 자정까지 무료 '육아 천국'

경북도 8일 'K보듬 6000 1호점' 개소
저출생 문제 극복 핵심 대책으로 추진
지역 사회 다양한 구성원들 육아 참여

경상북도의 'K보듬 6000' 그림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체 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해 주목 받는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의 해체, 공동체의 붕괴를 막는다는 구상이다. 지역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육아를 위해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중앙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출산장려금과 같은 단순 재정 지원과는 결이 다른 해법으로 평가된다.


경북도는 8일 경산시 하양우미린에코포레아파트에서 이철우 지사, 박성만 경북도의회의장, 최슬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경산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K보듬 6000’ 1호점을 열었다.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 핵심 대책으로 추진하는 경산 K보듬 6000의 1호점은 아파트 1층에 영유아 돌봄 시설인 시립하양에코어린이집, 초등 돌봄 시설인 에코포레마을돌봄터, 공동육아 나눔터, 독서와 휴식을 위한 에듀센터, 재능 나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체육관, 어린이 안전 놀이터가 함께 들어섰다.


경북도는 과거 온마을이 함께 아이를 돌보던 문화를 현대의 아파트 거주에 맞게 새롭게 재구성해 온마을 공동체가 아이를 안전하게 함께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K보듬 6000은 오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관련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돌본다. 부모, 조부모, 경로당 회원들이 육아에 도움을 주고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는 센터 주변 안전 순찰을 담당하며 자원봉사자는 재능 나눔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설에는 긴급 상황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비상 알림, 구조 버튼이 설치되며 안전한 도보 이동이 가능하도록 아이 안심길이 함께 마련된다. 수요맞춤형 돌봄 버스가 시설~학교~학원 간 이동을 돕는다.


경북도는 5년 이상 돌봄 경력자 등 일정 기준을 갖춘 교사를 채용하고 원어민 교사를 상시 배치해 체육,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친환경 과일 간식과 초등학생 대상 방학 중 점심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경북도는 K보듬 6000을 1호점이 있는 경산을 포함해 올해 포항, 안동, 구미, 예천, 김천, 성주 등 7개 시·군에 53곳을 열고 내년에는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보듬 6000의 K는 경북에서 만든 돌봄 모델을 대한민국(Korea)으로 확산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보듬은 상대방을 따뜻하게 품에 안아 보호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의미하며, 6000은 1년 365일 24시간 아이를 보호하고 감싼다는 의미를 담은 ‘육아 천국’의 축약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저출생과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우리 사회 공동체 회복으로 아이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모의 부담을 공동체가 덜어주고 함께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온종일 시간 구애 없이 무료로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는 K보듬 6000이 대한민국 대표 돌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현장에 잘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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