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자 한국인 제자 “하루 10시간씩 연구 대화”

백민경 서울대 교수 스승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
'알파폴드 라이벌' 신약개발 AI 개발로 노벨상
"하루종일 연구 얘기만…새 아이디어 역제안도"
단백질 설계 연구 선구자…AI 신약개발 불지펴

딥마인드 ‘알파폴드’에 버금가는 신약 개발용 인공지능(AI)을 개발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가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한국인 제자인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베이커 교수의 남다른 열정이 이번 수상의 비결이 됐다고 평가했다.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

백 교수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베이커 교수는 하루종일 연구 얘기만했다”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하루 10시간 가까이를 연구 얘기하면서 지냈다. 그 정도로 자기 연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 열정으로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본인이 직접 들고와서 (제자들에게) 역으로 제안하고는 했다”며 “이번 수상 공적이 된 단백질이 원하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연구도 베이커 교수가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 분야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언제 빛을 볼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인정받은 것 같다”며 “이른 감이 있지만 연구성과의 중요성을 감안해 (노벨위원회가) 미리 상을 준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백 교수가 참여했던 베이커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설계 AI 모델 ‘로제타폴드’를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고 해당 학술지로부터 당해 ‘최고의 연구성과’로 선정됐다. 로제타폴드는 베이커 교수와 공동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의 알파폴드처럼 단백질과 디옥시리보핵산(DNA) 같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신약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을 넘어 2022년에는 단백질 설계까지 가능한 ‘로제타폴드 디퓨전’을 내놨다. 이전 모델이 여러 약물 후보들 중 특정 단백질에 잘 들어맞는 것을 찾아주는 정도라면 로제타폴드 디퓨전은 아예 해당 단백질에 최적화한 약물 구조를 설계해준다. 신약 발굴의 객관식 문제를 넘어 주관식 문제까지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딥마인드 역시 지난달 비슷한 모델 ‘알파프로티오’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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