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방산서 눈부신 성공 스토리…에너지사업은 치열한 혁신 필요"

■한화그룹 창립 72주년 기념사
역대최고 실적 에어로 격려
솔루션 등 부진엔 쓴소리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제공=한화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이 10일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최고를 향한 끈질긴 집념으로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고 100년 한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그룹 창립 72년을 맞아 사내 방송을 통해 발표한 창립 기념사에서 “사업보국의 창업 이념 아래 다이너마이트 국산화를 통해 이룬 국토 개발의 꿈은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를 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약 사업에서 시작해 항공우주산업까지 진출한 그룹의 성장사를 아우른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 금융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날로 확대되면서 모든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방산 부문은 눈부신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의 대표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도 2분기 기준 방산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89% 증가한 2608억 원을 달성했다. 김 회장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 및 사업 재편과 함께 다양한 신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은) 성공의 경험을 일류 한화의 새 이정표로 만들어 가자”고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성과가 좋지 않은 석유화학·에너지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 더욱 치열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회장은 “작은 성공에 안주해서 시장의 변화에 둔감하지는 않았는지 보다 냉철하게 우리의 경쟁력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시장의 변화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역량을 빠르게 갖춰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그것이 그레이트챌린저로서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룹의 석유화학·에너지 사업을 이끄는 한화솔루션(009830)은 2분기 1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업황 악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김 회장은 즉각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김 회장은 “방산 부문 또한 오늘의 성공을 뒤로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조선 해양 부문도 글로벌 해양 사업 리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미래 사업을 발굴해 그룹 성공의 역사에 더 큰 발자취를 남길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일터에서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올 들어서 네 명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한화오션(042660) 거제조선소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1조 976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한화 가족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언제나 이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리의식과 준법 문화 또한 더욱 엄격하게 갖춰가야 한다”며 “한화인 개개인의 윤리준법의식이 외부에서 그룹을 바라보는 신뢰의 기준이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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