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4년차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철회만 벌써 29곳

공공 토지수용 반발…주민 동의율 낮아 철회
사업지 53곳 중 58%, 후보지 지정 단계 머물러



도심복합사업 지구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설계도. 자료 제공=국토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돼 시행 4년차를 맞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58%가 후보지 지정 단계에 멈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회된 후보지만 29곳으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은 올해 9월 기준 8만8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전국 53개 후보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도심복합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2021년 ‘2·4 공급대책’의 하나로 도입한 주택 공급사업이다. 사업성이 낮아 민간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용적률 혜택 등을 통해 공공 주도로 빠르게 개발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도심 내 공공주택을 보급하기 위한 공공 재개발 사업인 것이다.


당초 정부는 도심복합사업을 2021년 9월부터 3년 한시로 도입했으나, 예상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더뎌 최근 일몰 기간을 2026년 12월로 연장했다. 그럼에도 공급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지의 사업단계는 △사업 승인 완료 4곳(3000가구) △지구 지정 절차 완료 13곳(2만3000가구) △예정지구 지정 5곳(8000가구) △후보지 31곳(5만4000가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이 전 정부 때 선정된 후보지로, 이번 정부 들어 새로 추가된 곳은 5곳에 불과하다. 기존 후보지 중 26곳은 주민동의율이 낮다는 이유로 철회되었으며, 예정지구로 지정되었다가 철회된 곳도 3곳이나 있었다.


사업승인이 완료된 4곳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쌍문, 연신내, 방학 등 서울권 3곳의 경우 참여자 공모를 진행했으나 공모자가 없어 유찰됐고 부천 지구도 추진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지구지정 지역으로 포함된 11곳도 3년 가까이 진척이 없는 도봉, 영등포, 은평 지구를 포함해 사업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현 정부는 2022년 ‘8·16 대책’을 통해 창의적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간 도심복합사업’을 신규 도입했다. 기존 사업장 중 호응이 낮은 일부 공공 사업장의 ‘민간 사업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히며 전 정부 사업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다만 당초 사업성이 낮아 민간 재개발이 어려운 지구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을 고려할 때, 민간 사업 성공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비 반영 등 입찰 조건을 조정해 사업자 재공모를 추진할 것”이라며 “참여를 독려하고자 현물보상기준일을 조정하고 제공 범위를 확대하는 등 유인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명수 의원은 “도심 내 주택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민간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공공 주도로 주택을 공급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미 많은 후보지를 철회한 만큼 기존 선정 지구의 사업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참여 유인을 대폭 강화해 신규 후보지를 발굴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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