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판매 중인 성경이 중국 항저우에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월부터 판매 중인 가죽 장정의 성경 ‘신의 축복이 미국에 있기를(God Bless the USA)’은 중국 동부 도시 항저우의 한 인쇄회사가 약 12만 권을 제작해 지난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미국에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反) 중국 정서를 핵심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중국산 트럼프 성경’은 아이러니해 보인다고 짚었다.
AP통신이 세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성경은 세 번에 걸쳐 선적됐고 추정 가치는 34만 2000달러이다. 성경 한 권 당 3달러 미만인 셈이다. 해당 성경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저 59.99달러(약 8만 원)에 판매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판본은 1000달러에 판매 중이다. 또 59.99달러의 어떤 버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13일 펜실베이나에서 총격을 받았을 때를 기념하며 ‘신이 개입한 날’이라는 문구를 표지에 새겨넣었다. AP통신은 잠재적 판매 수익이 약 700만 달러(약 94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산신고를 하며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와 함께 서명한 이 ‘그린우드 성경’ 판매로 30만 달러를 벌었다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캠프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 성경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기독교적 가치가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 이 성경은 우리가 미국을 되찾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가져와야 할 가장 큰 것이 바로 우리의 종교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운동화와 티셔츠를 시작으로 디지털 포토카드, 자신이 송사에 휘말리며 찍었던 머그샷을 활용한 머그컵 등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목 시계도 판매를 시작했는데 122개 다이아몬드 등으로 장식된 시계는 우리 돈으로 1억 3000만원에 판매하는 중이다. CNN은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수십 억 원을 벌었다”며 “역대 어떤 후보도 해본 적 없는 방식”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