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 '밸류인'이 핵심…韓, AI 동맹 구축해야”

글로벌 산업정책, 10년 새 28배 급증
공정거래정책도 산업정책으로 활용돼
"전략산업, 세제지원보다 예산지원 필요"

권남훈(앞줄 오른쪽부터) 산업연구원장, 전현배 한국산업조직학회장,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가 1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산업 정책의 부활과 한국 경제의 대응’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윤진 기자

앞으로 산업 정책의 핵심은 공급망 내재화를 뜻하는 ‘밸류인(value-in)’이며 국가전략산업의 경우 세제를 지원하기보다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1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산업 정책의 부활과 한국 경제의 대응’ 세미나에서 “그동안 터부시되던 산업 정책이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갈등, 탄소 중립 확보 등의 명분으로 재부상하는 모습”이라며 “금융 정책에서 밸류업이 중요하다면 산업 정책에서는 밸류인, 즉 공급망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와 같은 대·중견기업 중심 정책과 함께 풀뿌리 산업의 자동화·스마트화, 리쇼어링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첨단전략산업은 빠른 기술 혁신과 신속·과감한 투자, 양질의 인재 확보가 중요한데 대규모 장치산업인 첨단산업은 투자 기간과 수익 확보까지 시차가 길어 세제 지원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적기 투자를 위한 재정 지원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산업 정책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체계적인 산업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에 56개였던 글로벌 산업 정책 수는 2018년부터 급증해 2022년 1568개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산업 정책은 개발도상국의 전유물이 아닌 선진국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라고 전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과거에는 산업 정책은 필요 없고 공정거래 정책, 규제 혁신만 잘하면 된다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보조금·세금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더 나아가 공정거래 정책마저도 산업 정책의 일부로 해석되고 활용되는 시대가 왔다”며 “복지지출 증가,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정부의 재정 여력이 부족해진 열악한 상황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산업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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