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벨트서 상승세 탄 트럼프…민주당 “8년 전 악몽 재연되나” 우려

퀴니피악 "트럼프, 미시간·위스콘신 우위"
경제·이민·중동 이슈서 해리스에 앞서
바이든 고향 찾은 트럼프 "화석연료 개발"
더힐 "민주당 내 긴장감 최고조로 높아져"
‘초강력 허리케인 상륙 영향 주나’ 촉각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유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텃밭’인 러스트벨트 주요 경합주에서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낙관하던 민주당 내에서 2016년 대선 때처럼 트럼프에게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을 덮친 100년 만의 초강력 허리케인이 대선 국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퀴니피액대가 이달 3~7일 실시해 9일(현지 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각각 50%, 48%의 지지율을 얻어 해리스에게 2~3%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는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1412명(오차범위 ±2.6%포인트), 미시간 1007명(±3.1%포인트), 위스콘신 1073명(±3%포인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해리스가 49%로 트럼프(46%)에게 우위를 보였으나 9월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가 6%포인트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또 다른 기관인 인사이더어드밴티지가 7~8일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800명(±3.46%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에 지지율 49% 대 47%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로 살펴보면 트럼프는 경제와 이민·중동 문제와 관련해 3개 주 모두에서 해리스를 앞질렀다. 특히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는 경제 문제에서 트럼프의 우위가 8~9%포인트에 달했다. 반면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해리스가 3곳에서 우위를 점했다.


트럼프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을 찾아 화석연료를 적극 개발해 이 지역의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대선에서 이기면) 취임 첫날 나는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노동자들에게 ‘프랙(셰일가스 생산을 위한 수압파쇄법), 프랙, 프랙’ ‘드릴, 드릴, 드릴’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프래킹을 반대했다가 입장을 바꾼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또 해외 거주 자국민에 대한 이중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신의 ‘감세 공약’을 확대하고 나섰다. 미국은 소득의 발생 지역과 거주지에 관계없이 자국민의 총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특이한 제도를 시행하는데 해외에 거주하는 부유한 미국인들에게 면세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캠프는 해외 유권자, 특히 이스라엘에 사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해리스의 지지율 정체와 트럼프의 상승세를 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인 더힐은 “민주당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면서 “정체된 여론조사 수치부터 해리스의 메시지, 좀처럼 해리스에 다가서지 못하는 남성 지지도까지 모든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뉴욕 라과디아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초강력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이 연달아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을 덮치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 때도 정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분노로 재선을 노리던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패배했다. 이번 허리케인 대응과 관련해서도 트럼프가 각종 음모론을 조장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답지 않은 거짓말”이라면서 강력한 어조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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