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놀이에 빠진 지역농협…5년간 이자수익만 73조

올 예대금리차 평균 2.74%P
'조합원 저리대출' 취지 어긋나

농협중앙회

지역 농업협동조합의 이자 수익이 최근 5년간 약 7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농협의 목적인 경제 사업과 조합원 간 저금리 신용대출은 외면한 채 돈놀이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1111개 지역 농협의 이자 수익이 72조 9058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23조 422억 원의 이자 수익을 거뒀다. 최근 5년간 지역 농협들이 평균 655억 원을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셈이다. 수수료 수익 4조 9108억 원을 더하면 수익 규모는 77조 8166억 원으로 커진다.






지역 조합의 이자 수익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2020년 11조 6321억 원 △2021년 11조 3404억 원 △2022년 15조 5520억 원 △2023년 23조 422억 원 등이다. 올해는 6월까지 11조 3391억 원이다. 전체 자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지만 이익을 최소화하고 조합원들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돌려준다는 취지에는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역 농협의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2020년 2.44%포인트 △2021년 2.45%포인트 △2022년 2.92%포인트 △2023년 2.78%포인트 △2024년 6월 2.74%포인트 등이다. 예대마진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은 상호금융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결과다.


이 같은 이자 장사에 지역 농협들은 신용 사업에서 평균 381억 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경제 사업은 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제 사업을 보조하기 위해 신용 사업을 키웠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호금융권에서는 농협의 이자 장사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협동조합의 특성상 이자 장사는 최소화해야 하는데 최근 단위 농협들은 부동산과 주택담보대출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처럼 일반적인 2금융권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농민과 농업을 위한 유일한 금융기관인 농협이 농민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물리고 수익을 거두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 농협의 본래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이런 행위가 용납되지 않도록 농민을 위한 농협 개혁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