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멕시코, 캐나다에 USMCA 6년차 재협상 조항을 발동하겠다고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나아가 경합주인 미시간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대선을 몇 주 앞두고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그들(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 차량을 미국에 모두 판매하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분의 미시간주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내가 100%나 200%, 1000% 등 필요한 관세를 얼마든지 부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 USMCA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보장한다. 트럼프는 1기 재임 시 미국의 무역 적자를 키운다는 이유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했고 이에 따라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나프타를 대체하는 USMCA를 체결했다. 2020년 발효된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으며 다음 미국 대통령 임기인 2026년에 첫 시점이 도래한다.

이날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전체가 디트로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해 디트로이트 비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미시간주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는 트럼프를 겨냥해 "디트로이트 주민은 11월에 이 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2시간 가까이 진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 공약을 '미국 제조(Built in America)' 계획이라고 강조하면서 법인세 추가 인하 및 규제 개선 등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재임하던 2017년 통과된 감세안에 따라 현재 21%로 조정된 법인세율이 경쟁력은 있으나 최고는 아니라면서 미국에서 제조하는 업체에 한해 이를 15%로 낮추겠다고 재차 공약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새 규제를 만들 때마다 10개의 오래된 규제를 없앨 것"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