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업체로부터 억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어인성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 등에 대해 전날 항소를 제기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탁 사실 및 고액의 금품 수수 사실 인정됨에도 부정한 청탁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1심 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부정한 청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에게 금품을 제공한 커피업체 대표 김 모 씨 역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1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장소가 원정팀 감독실이었다”며 “부정 청탁의 대가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돈을 수표로 주고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 씨가 광고료에서 혜택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무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장 전 단장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에게 리베이트를 요구했다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배임수재미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FA가 되기 전 FA 협상과 관련한 논의 자체를 금지하는 템퍼링(사전접촉)은 KBO 규약 위반이고, KBO 내에서 징계 여부를 따지면 된다”며 “곧바로 범죄 성립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은 지난 2022년 10월 커피업체 대표 김 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함께 1억 원을 나눠 받은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김 전 감독은 김 씨로부터 같은 해 7월 KIA 유니폼 광고 관련 청탁과 함께 수표로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장 전 단장은 같은 해 5~8월 FA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에게 최소 12억 원 계약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