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있는데도…치료 없이 말 안락사한 제주자치경찰 기마대

동물권·환경단체 공동 성명

제주비건

동물권·환경단체들이 제주자치경찰 기마대의 무분별한 말 안락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11일 발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자치경찰 기마대(이하 기마대) 창단 후 말 31마리 중 21마리가 질병 등으로 폐사·방출되고 지난 5년간 5마리가 제골염 등을 이유로 안락사된 사실이 밝혀졌다. 안락사된 말들은 제주도수의사회 자문 결과 치료와 휴식을 통해 호전될 수 있음에도 무분별하게 안락사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제골염 진단을 받은 말이 5일 만에 안락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마대는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제19조)’에 따라 수의사 진단 후 3∼5개월 동안 휴양기간을 두고 다시 수의사와 기마대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안락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제주자치경찰 기마대장은 “안락사는 말을 위해서도 좋은 것”, “아픈 말은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안락사가 좋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성명을 낸 단체는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새벽이생추어리,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채식평화연대, 충남동물행복권연구소, 한국말복지연구소 등이다. 이들 단체는 “기마대가 규정마저 무시하며 말 복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마대 말은 제주도의 치안 유지, 관광 활성화, 응급환자 이동 봉사 등을 담당한다. 동물권·환경단체들은 “제주도민을 위해 헌신하는 말들이지만 적절한 치료는 커녕 랜더링되어 대부분 반려동물의 사료로 이용된다”며 “기마대가 말들의 복지와 건강 관리를 최우선으로 현역 및 퇴역 후 관리 체계를 구축, 도민을 위해 헌신한 말들에게 합당한 복지와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 네덜란드 경찰 기마대는 퇴역마들이 승용마·치료마로 활약하거나 안락한 농장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