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하루도 안돼 30만부 '완판'…도서관도 "책 다 나갔어요"

■전국 '한강' 열풍
광화문 교보문고 오전 '오픈런' 행렬
책 재입고에 시민들 흥분 감추지 못해
하루만에 30만부…판매량 2072배 ↑
전국 알라딘 중고매장 재고 전부 품절
도서관선 예약 가능인원 초과되기도
예스24 등 출판사 주가도 30% 급등

11일 오전 10시 15분께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강 작가의 책이 재입고되자 시민들이 매대 앞에 모여 책을 고르고 있다. 이승령 기자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이에요. 어젯밤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 자랑스러워서 오늘 일찍부터 서점으로 달려왔습니다.”


11일 오전 10시 15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텅 비어 있던 한강(53) 작가 특별 매대가 갑자기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들로 채워졌다. 매대 주변을 맴돌던 사람들은 재입고 소식에 환호하며 일제히 정문 밖까지 줄지어 늘어섰다.


간밤에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11일 전국이 ‘한강 열풍’으로 들썩였다. 전날 밤 예스24·알라딘 등 주요 대형 서점 사이트가 마비된 데 이어 이날에는 아침부터 전국 서점과 도서관에도 책을 애타게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영업 시작 전부터 달려온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삼청동에서 온 최 모(60) 씨는 “(수상 소식이) 너무 대단하고 감동적이라 재고가 없을 줄 알면서도 오전 8시부터 서점 앞에 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구민회관에서 시 낭송 강사로 일하는 이서윤(60) 씨는 “밤새 한강 관련 영상을 보다가 오늘 책을 구하기 위해 일찍 왔다”며 “조만간 회원들과 (한강 작품) 필사나 녹음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국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도 한강 작품은 모두 동이 났다. 알라딘 중고서점 이수점 관계자는 “원래 2권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우주점(온라인 중고매장)에서 와서 가져갔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강의 작품은 전국 서점에서 판매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알라딘은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한강의 책 판매량이 최대 2072배(‘흰’) 늘었다고 밝혔다. 수상 발표 직후부터 이날 오후까지 불과 하루만에 최소 30만 부 이상(교보문고 10만 3000부·예스24 13만 2000부·알라딘 7만 부)이 판매됐다.


도서관에서도 예약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의 모교인 연세대 도서관에서는 이날 오전 기준 대표작 ‘채식주의자’의 예약 가능 인원이 초과됐으며 타 대학 도서관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사서는 “이런 예약 열기는 이 시기 항상 발매되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외에는 없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강의 수상 소식에 주식시장에서도 출판 업종의 주가가 크게 들썩였다. 예스24는 전날 대비 29.81% 오른 6380원에, 밀리의서재는 23.63% 상승한 1만 868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삼성출판사는 전장보다 14.24% 오른 1만 68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과 맞물리며 상한가인 2810원(29.79%)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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