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11일 저녁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이르면 내주 윤 대통령과 독대할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마중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 외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1호기에서 내리자마자 고 차관과 악수하고 30초 가량 대화했다. 이어 한 대표와 짧게 악수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특별한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번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할 때는 한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등의 일정으로 공항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르면 내주 독대해 시급한 정국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달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 전과 후에 잇달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대는 10·16 재·보궐선거 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일정과 형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김 여사 문제 해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제2부속실 설치 등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순방에는 김 여사도 동행했다.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손을 잡고 공군 1호기에서 내렸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초록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검은 재킷에 회색 스커트 차림이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고 했던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는 "당초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것을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대선을 두 달여 앞둔 2021년 12월 말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 '김 여사에 대한 공개 비판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을 두고 "김 여사를 공격하거나 비난한 게 아닌데요?"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필요하고,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