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조 개혁과 초격차 기술로 잠재성장률 반등 모멘텀 만들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간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 경제 전망’ 보고서는 잠재성장률이 2024년 2.2%에서 2025~2027년 2.1%로 내려간 뒤 2028년에는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2024~2028년)간 연평균 잠재성장률 2.1% 중 투입요소별 잠재성장 기여도는 노동 0.1%포인트, 자본 0.9%포인트, 기타 요소 1.1%포인트로 각각 분석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급등이나 경기 과열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량의 급격한 둔화가 거론되지만 고질적인 기업 규제 사슬과 노동생산성 저하, 기술 경쟁력 약화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0년 3.8%에서 2024년 1.7%까지 15년 연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 잠재성장률(1.9%)과의 역전을 예상한 것도 우리 경제의 생산성 저하 및 노동 요소 투입 부족과 관련이 있다. 또 우리 경제는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인한 수출 저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OECD가 예측한 2030~206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 평균치는 0.8%대로 ‘0%대 저성장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올해 9월까지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는 국내 소비지출 증가율이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째 마이너스와 0%대를 오갈 정도로 침체가 깊다. 그런데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반적으로 내년에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낙관론을 폈다. 이제라도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규제 혁파와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서둘러 신성장 동력을 점화해야 한다. 국가 전략산업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도 시급하다. 여야는 극한 정쟁을 접고 구조 개혁 및 초격차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는 입법으로 잠재성장률 반등 모멘텀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활력을 되찾아야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고 질 좋은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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