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쿠바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1월 망명한 리일규 전 참사가 9월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NK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국내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외신과 인터뷰하며 북한의 열악한 실상을 증언했다.
리 전 참사는 9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쿠바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할 당시 월급은 500달러(약 67만 원)였다”며 “북한 외교관은 넥타이를 멘 꽃제비”라고 했다. 그는 고위급 외교관이었음에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쿠바산 시가를 밀수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해외에서는 북한 외교관들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리 전 참사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기근에 빠뜨린 채 사치스럽게 살고 있다”며 “그의 딸 주애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간부들의 경례를 받는 모습에서 북한 주민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 첫 핵실험 당시에는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 북한 주민들도 현재는 핵무기가 ‘김씨 일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민심은 김정은에게 등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 전 참사는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당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이후 국내로 들어온 최고위급 외교관이다.
리 전 참사는 태 전 의원과 북한에서 함께 탁구를 치며 친분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