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전략기술에 인공지능(AI) 분야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득세 과세표준을 물가와 연동해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 도입도 살펴볼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기핵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AI 투자 기업들에 대한 세제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다만 AI 분야는 범위가 넓어 어디까지 국가전략기술로 인정할 수 있는지 살펴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 일몰 예정이었던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2027년까지로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중견·대기업 30~40%, 중소기업 40~50%의 공제율을,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해서는 중견·대기업 15%, 중소기업 2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득세 물가 연동제가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근로자의 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자 “물가 관련된 연동 부분은 근본적인 문제”라며 종합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혔다. 소득세물가연동제란 소득세 과표구간, 세율, 각종 공제제도 등을 물가에 연동시켜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미국·캐나다·뉴질랜드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물가가 올라 명목소득이 증가하면 소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최 부총리는 근로소득에 대한 각종 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근로소득세와 관련한 실효세율, 면세자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국감에서 조세정책 전반에 대한 질의가 이어진 가운데 가업상속공제 적용 업종 제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속세를 최대 600억 원까지 공제하는 현행 가업승계 지원 제도의 경우 제과업은 공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 반면 커피 전문점은 제외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100년 가게로 선정된 커피 전문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데 서울 근교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포함돼 이 카페들이 승계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업종 제한에 대해 “업종 제한이 너무 경직적인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동의했다.
지방 균형 발전의 성과에 대해서는 “기대한 만큼 성과가 있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법인세 지역별 차등 적용은 지금 검토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만큼 감액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감액 추경을 한다는 것은 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것”이라며 “(국가채무를 늘리는 데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재위 국감장에서는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 상금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소득세법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가 받는 상금은 비과세되는 기타 소득으로 분류돼 한강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 원)과 메달·증서가 수여된다.
한편 같은 날 진행된 한국무역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수주 과정을 둘러싼 공방이 이뤄졌다. 장영진 무보 사장은 “체코 정부로부터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한 금융 지원 요청은 없었다”며 “체코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 금융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